정부가 북한 웹사이트에 대한 접속 차단을 해제하고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을 일반자료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사회적 논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번 조치의 취지로 정보 접근권 보장과 북한 바로 알기를 내세우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국제 대북제재를 우회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심각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의 인터넷 구조와 자금 흐름 문제를 고려할 때 단순한 정보 개방을 넘어 안보와 제재 체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통일부는 지난 19일 대통령에게 보고한 내년 업무계획의 후속 조치로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을 포함한 북한 웹사이트 약 60여 곳에 대해 온라인 접근 제한을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30일 밝혔습니다. 이를 위해 북한 사이트 차단의 법적 근거로 활용돼 온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개정 역시 국회와 협력해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통일부는 국가가 북한 정보를 독점해 선별 제공하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국민이 직접 북한 정보를 접하고 비교하고 판단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김남중 통일부 차관은 국민이 북한 정보를 자유롭게 접할 수 있어야 보다 객관적인 인식이 가능하다며, 정부가 정보를 통제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노동신문은 지난 26일 특수자료 감독부처 협의체의 결정으로 기존 특수자료에서 일반자료로 재분류됐습니다. 현재는 통일부 북한자료센터 등 전국 20여 개 취급기관에서 누구나 열람이 가능하며, 향후에는 공공도서관에서도 구매와 비치가 가능하도록 제도 개선이 추진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에 대해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내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영국에서 활동 중인 탈북자 출신 북한 인권운동가 박지현 씨는 최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북한 인터넷을 가정에서 자유롭게 접속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국민들이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번 정책이 단순한 정보 개방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으로 북한 정권에 자금이 흘러갈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박지현 씨는 북한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경험담을 근거로 북한의 인터넷 환경을 세계에서 가장 비싸고 가장 제한적인 구조 중 하나라고 설명했습니다. 극도로 통제된 환경에서 수십만 원에서 수백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고도 매우 느린 속도의 인터넷만 사용할 수 있었으며, 며칠 사용에 100만 원이 넘는 요금이 부과되거나 월 600유로 수준의 비용을 내고도 1Mbps 속도에 불과해 이메일 확인 정도만 가능했다는 증언들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례는 북한의 인터넷 서비스가 일반적인 정보 인프라가 아니라 외화 수입 수단으로 기능해 왔음을 보여준다고 그는 지적했습니다.
또한 그는 과거 주북 영국대사가 영국 옥스퍼드대학교 행사에서 북한 인터넷이 감시와 검열을 전제로 한 체계라고 증언한 사례를 언급하며, 북한의 인터넷은 자유로운 정보 교환 수단이 아니라 통제와 감시, 그리고 외화 수취를 위한 구조적 장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이런 현실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 북한 웹사이트에 접속하는 행위는 단순한 기술적 접근이 아니라 비용을 수반하는 행위가 될 수 있으며, 그 비용이 결국 북한 정권에 귀속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주장입니다.
박지현 씨는 정보 접근이라는 명분 아래 사실상 북한에 인터넷 사용료를 지불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고, 그 규모와 흐름을 국민 누구도 정확히 알 수 없다는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그는 이를 대북 송금의 새로운 얼굴이라고 표현하며, 이재명 정부가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정면으로 위반하지 않으면서도 정보 자유라는 구실을 통해 북한에 자금이 흘러갈 우회로를 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습니다. 특히 이러한 비용의 재원이 국민의 세금이 될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접속료라는 이름으로 국민 부담이 북한 정권에 귀속되는 구조가 형성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비판론자들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선전 매체에 대한 접근 허용이 겉으로는 알 권리 확대라는 명분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체계를 약화시키고 북한 정권의 선전과 재정에 간접적으로 기여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합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와 미국의 독자 제재가 유지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정책이 국제 공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한편 통일부는 북한 웹사이트 접속 제한 완화와 노동신문 일반자료 전환이 국민의 알 권리 확대와 북한 사회에 대한 객관적 이해를 위한 조치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 인터넷 접속과 관련된 비용 구조와 국제 대북제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어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입니다. 안보와 정보 자유의 경계선에서 정부의 정책 판단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를 어떻게 형성할 수 있을지가 향후 중요한 과제로 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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